잡록JAPROK MAGAZINE

빈센조가 통쾌한 건 악을 벌해서가 아니라 우리가 절차를 안 믿어서예요

주인공이 정의로운 사람이 아닙니다. 범죄 조직의 변호사이고, 방식도 합법이 아니에요. 그런데 2021년에 방영한 이 작품을 보다 보면 어느새 그를 응원하고 있습니다. 빈센조가 실제로 다루는 건 악당이 아니라 왜 우리가 그를 응원하게 되는가입니다.

핵심 요약

  • 주인공은 정의의 편이 아니라 범죄 조직 쪽 사람이에요. 그런데도 응원하게 됩니다.
  • 이유는 그가 상대하는 쪽이 법을 이미 무력하게 만들어놨기 때문이에요.
  • 그래서 이 쾌감의 정체는 정의가 아니라 절차에 대한 불신입니다.

빈센조는 주인공이 악당인데도 응원하게 만듭니다

빈센조의 설계를 한 줄로 줄이면 이렇습니다. 더 나쁜 쪽을 앞에 세운다.

주인공 상대
범죄 조직의 변호사 합법적으로 등록된 대기업
법 밖에서 처리 법 안에서 처리
개인을 노림 다수를 해치고도 빠져나감

세 번째 줄이 이 구조의 핵심입니다.

주인공이 하는 일은 분명히 범죄예요. 그런데 상대가 하는 일은 더 큰 피해를 내고도 처벌이 안 됩니다.

이 대비가 만들어지면 관객의 계산이 바뀝니다. 불법이 문제가 아니라 결과가 문제가 되는 거죠.

그리고 이 계산은 위험합니다. 그런데 동시에 이해가 됩니다.

여기가 빈센조가 서 있는 자리예요. 위험한 걸 알면서도 그 쾌감을 정확히 만들어냅니다.

2개월에 걸친 방영 기간 내내, 빈센조에서 인기 있는 장면들은 대체로 절차를 건너뛰는 순간입니다. 소송이 아니라 다른 방법으로 해결되는 대목이요.

착각 주의

이 글에는 구조와 전개의 방향이 나옵니다. 폭력 묘사가 언급돼요. 아무것도 모른 채 보고 싶다면 조심하세요.

빈센조가 주는 쾌감의 정체는 정의가 아닙니다

이 통쾌함이 어디서 오는지 따져보면 흥미롭습니다.

보통 권선징악의 쾌감은 옳은 쪽이 이겨서 옵니다. 그런데 여기서 이기는 쪽은 옳지 않아요.

가능한 설명 맞는가
정의가 실현돼서 주인공이 정의롭지 않음
약자가 이겨서 주인공이 약자가 아님
절차로는 안 될 걸 해결해서 이쪽에 가까움

세 번째 줄이 답이라고 봅니다.

이 쾌감의 조건은 절차로는 안 된다는 믿음입니다. 그 믿음이 없으면 사적 제재가 통쾌할 이유가 없거든요.

그러니까 빈센조가 잘 통했다는 건 그 믿음이 널리 퍼져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여기서 짚어야 할 게 있어요. 그 믿음이 근거 없는 건 아닙니다.

실제로 큰 피해를 낸 쪽이 1년도 안 되는 처분으로 끝나는 일이 반복되니까요. 그래서 이 쾌감을 단순히 미숙한 감정으로 치부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그다음이 문제입니다. 절차가 못 미더우니 밖에서 해결하자는 결론은 절차를 더 약하게 만들거든요.

제도와 법률 정보는 대법원국가법령정보센터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놓치면 다른 영화가 돼요

이 쾌감의 조건은 절차로는 안 된다는 믿음입니다. 그 믿음이 없으면 사적 제재는 통쾌할 이유가 없어요.

빈센조에서 무력해진 절차를 떠올리게 하는 서류 더미
빈센조에서 무력해진 절차를 떠올리게 하는 서류 더미

빈센조가 이기는 방식은 거울입니다

주인공이 상대를 다루는 방식에 규칙이 하나 있습니다. 상대가 쓴 방법을 그대로 돌려줍니다.

상대가 한 일 돌려주는 방식
서류로 사람을 묶었다 서류로 묶는다
돈으로 입을 막았다 돈줄을 끊는다
규칙을 자기에게 유리하게 썼다 같은 규칙으로 되돌린다

이 구조 덕분에 복수가 임의적이지 않게 보입니다.

아무 방법이나 쓰는 게 아니라 상대의 방법을 쓰니까요. 그러면 벌이 맞춤형이 됩니다.

그리고 이건 이야기의 오래된 형식이기도 합니다. 자기가 판 함정에 자기가 빠지는 구조요.

이 형식이 주는 만족은 공평하다는 감각입니다. 더 센 힘으로 눌러버리는 게 아니라 같은 규칙으로 되갚으니까요.

다만 여기에도 함정이 있습니다. 같은 방법을 쓰면 같은 사람이 됩니다.

빈센조도 그 문제를 압니다. 주인공이 점점 돌아갈 자리를 잃는 쪽으로 그려지거든요.

승리하는데 남는 게 줄어드는 구조. 빈센조가 마냥 신나기만 하지 않은 이유입니다.

다시 볼 때 확인할 것


상대가 법 안에서 무엇을 해내는가


주인공이 절차를 건너뛰는 순간이 언제인가


복수의 방법이 상대의 방법과 어떻게 겹치는가


주인공이 잃어가는 것이 무엇인가

빈센조에서 짚어둘 위험

비판할 지점을 분명히 적습니다.

하나, 사적 제재가 낭만적으로 그려집니다. 현실에서 이 방식은 더 약한 사람이 다치는 결과로 이어지는 경우가 훨씬 많아요.

드라마 속 주인공은 자원과 정보와 조직이 있습니다. 그게 없는 사람이 같은 길을 가면 그냥 범죄가 되고요.

둘, 톤이 자주 바뀝니다. 코미디와 잔혹한 장면이 붙어 있어서, 어느 쪽으로도 몰입이 잘 안 되는 구간이 있습니다.

셋, 상대가 지나치게 나쁩니다. 반박할 여지가 없을 만큼 악하게 그려져서, 판단이 필요 없는 상태가 돼요.

이런 시청자에게 맞는지
시원한 응징을 원함 아주 잘 맞음
도덕적 회색지대를 원함 단순하게 느껴짐
톤이 일관된 작품을 원함 산만하게 느껴짐

세 번째가 첫 번째와 이어져 있습니다.

상대를 완전히 악하게 만들면 사적 제재의 정당성을 따질 필요가 없어지거든요. 그러면 이야기는 쉬워지고 질문은 사라집니다.

이건 빈센조의 선택이고, 그 선택이 재미를 만든 것도 사실이에요. 다만 보고 나서 한 번 더 생각할 몫은 시청자에게 남습니다.

함정

드라마 속 주인공에게는 자원과 조직이 있습니다. 그게 없는 사람이 같은 길을 가면 결과가 완전히 달라져요. 이 차이를 빼고 보면 위험합니다.

빈센조에서 짚어둘 위험
빈센조에서 짚어둘 위험

빈센조, 정리하면

다시 그 응원하게 되는 순간으로 돌아갑니다.

하나, 주인공은 정의의 편이 아닙니다. 더 나쁜 쪽을 앞에 세워서 응원이 가능해진 거예요.

둘, 쾌감의 조건은 절차로는 안 된다는 믿음입니다. 그 믿음이 없으면 사적 제재는 통쾌할 이유가 없어요.

셋, 복수의 방식이 상대의 거울입니다. 그래서 공평해 보이지만, 같은 방법을 쓰면 같은 사람이 되기도 해요.

사적 제재의 낭만화는 분명히 짚어둘 위험입니다. 자원이 있는 사람과 없는 사람의 결과가 전혀 다르니까요.

기억할 문장은 하나예요. 이 드라마가 통쾌한 건 악을 벌해서가 아니라, 우리가 이미 절차를 안 믿기 때문입니다. 그 불신이 어디서 왔는지가 사실 더 중요한 질문이고요.

자주 묻는 질문

Q주인공이 악당인데 봐도 되나요?

이 작품은 그를 정당화하지 않습니다. 다만 더 나쁜 상대를 앞에 세워서 응원이 가능해지는 구조예요. 그 구조를 알고 보면 오히려 더 재미있습니다.

Q많이 잔인한가요?

수위가 있는 장면이 있습니다. 다만 코미디와 섞여 있어서 체감은 갈려요. 잔혹한 장면과 웃긴 장면이 바로 붙어 나오는 게 부담이라는 반응도 있습니다.

Q법을 몰라도 볼 수 있나요?

볼 수 있습니다. 쟁점을 극 중에서 정리해줘요. 다만 실제 제도와는 다른 부분이 있으니 국가법령정보센터 같은 자료로 구분해두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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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이 글의 해석은 글쓴이의 의견이에요. 작품 이해에 필요한 범위에서 구조와 전개의 방향을 언급했습니다. 드라마 속 사적 제재는 창작이며 현실에서 권할 수 있는 방식이 아닙니다. 실제 제도는 대법원·국가법령정보센터 안내를 참고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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