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록JAPROK MAGAZINE

원피스가 오래 가는 건 주인공이 자라지 않아서예요

1997년에 시작한 이야기가 아직 안 끝났습니다. 20년 넘게 이어지는 동안 세계는 계속 넓어졌어요. 그런데 이상한 게 하나 있습니다. 주인공이 거의 안 변합니다. 처음에 말한 목표가 지금도 똑같아요. 원피스의 지구력은 여기서 나옵니다.

핵심 요약

  • 주인공의 목표가 첫 화부터 지금까지 그대로예요. 성격도 거의 안 바뀝니다.
  • 그런데 그 고정된 축이 있어야 세계를 무한히 넓힐 수 있어요.
  • 동료를 모으는 방식도 특이합니다. 이겨서 데려오는 게 아니라 그 사람의 목표를 묻습니다.

원피스의 주인공은 안 변합니다

원피스의 가장 큰 약점은 길이입니다

긴 이야기의 주인공은 대체로 변합니다. 그게 이야기의 재료니까요.

그런데 원피스의 주인공은 그렇지 않습니다.

보통의 장편 이 작품
목표가 바뀐다 첫 화의 목표 그대로
성격이 성숙해진다 거의 그대로
세계관을 배워간다 배워도 태도가 안 바뀜

원피스를 두고 인물이 납작하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실제로 그런 비판이 있어요.

그런데 구조를 보면 이유가 있습니다. 축이 안 움직여야 세계를 넓힐 수 있거든요.

주인공이 계속 변하면 이야기의 방향도 같이 흔들립니다. 그러면 몇 년만 지나도 처음과 완전히 다른 작품이 되죠.

그런데 축이 고정돼 있으면 주변을 아무리 넓혀도 이야기가 돌아올 자리가 있습니다.

그래서 원피스는 새 대륙, 새 세력, 새 역사를 계속 붙일 수 있었어요. 주인공이 매번 같은 것을 원하니까요.

고정된 하나가 있어야 나머지를 무한히 늘릴 수 있다는 것. 이게 이 작품의 설계입니다.

착각 주의

이 글에는 기본 설정과 반복되는 구조가 나옵니다. 개별 편의 결말은 밝히지 않지만, 아무것도 모른 채 보고 싶다면 조심하세요.

원피스는 동료를 이겨서 데려오지 않습니다

동료를 모으는 방식도 흔한 문법과 다릅니다.

흔한 방식 이 작품
싸워서 이긴 뒤 인정받는다 그 사람의 목표를 묻는다
주인공을 따르게 된다 각자의 목표를 갖고 같이 간다
서열이 생긴다 서열이 잘 안 생긴다

두 번째 줄이 중요합니다. 이 배의 사람들은 주인공의 꿈을 위해 따라가는 게 아니에요.

각자 자기 목표가 있고, 방향이 같아서 같이 갑니다.

이 설정이 만드는 결과가 두 가지 있어요.

하나, 이야기가 여러 갈래로 늘어납니다. 인물마다 자기 사연이 있으니 각각이 하나의 축이 되거든요.

둘, 관계가 상하가 아니라 옆으로 놓입니다. 그래서 주인공이 없는 장면에서도 이야기가 굴러가요.

이게 원피스가 이렇게 많은 인물을 감당할 수 있는 이유라고 봅니다. 인물이 주인공에게 붙어 있지 않으니까요.

그리고 여기서 앞의 이야기와 이어집니다. 주인공이 안 변하는 대신 주변이 자라는 구조요.

관련 자료는 한국콘텐츠진흥원문화포털에서 볼 수 있습니다.

처음엔 놓치는 장면

이 배의 사람들은 주인공의 꿈을 위해 따라가지 않습니다. 각자 자기 목표가 있고 방향이 같아서 같이 가요. 그래서 서열이 잘 안 생깁니다.

원피스에서 서열 없이 놓인 관계
원피스에서 서열 없이 놓인 관계

원피스가 길어질 수 있었던 이유

이 두 가지를 합치면 끝나지 않는 구조가 됩니다.

요소 효과
고정된 주인공 세계를 넓혀도 안 흔들림
각자 목표가 있는 동료 이야기 줄기가 여러 개
넓은 세계 설정 새 지역이 계속 나옴

그런데 이 구조에는 대가도 있습니다.

끝내기가 아주 어려워집니다. 줄기가 많으면 다 회수해야 하니까요.

그리고 중간에 들어오기가 어렵습니다. 쌓인 게 많아서 지금부터 보기 시작하면 뭘 모르는지도 모르게 돼요.

실제로 원피스에 대한 가장 흔한 반응이 보고 싶은데 너무 길다입니다.

이건 성공의 결과이면서 동시에 장벽이에요. 오래 사랑받아서 길어졌는데, 길어져서 새 독자가 못 들어오는 구조죠.

2023년 실사판이 만들어진 것도 이 문제와 무관하지 않다고 봅니다. 새 입구를 하나 더 만드는 시도니까요.

다만 그 실사판도 결국 초반부만 다룹니다. 문제가 근본적으로 안 풀리는 거예요.

볼 때 확인할 것


주인공이 첫 화에 말한 목표가 무엇인가


동료가 합류할 때 무엇을 묻는가


주인공이 없는 장면에서 이야기가 굴러가는가


새 지역이 나올 때 무엇이 늘어나는가

원피스의 가장 큰 약점은 길이입니다

비판할 지점을 정확히 적습니다.

하나, 분량이 감당하기 어렵습니다. 지금 시작하면 따라잡는 데만 몇 달이 걸려요.

둘, 편차가 큽니다. 아주 좋은 구간과 늘어지는 구간이 번갈아 나옵니다. 어디서 그만둘지 정하기가 애매해요.

셋, 설명이 많아졌습니다. 세계관이 커지면서 역사와 설정을 풀어놓는 대목이 길어졌습니다.

이런 독자에게 맞는지
긴 세계관을 파는 걸 좋아함 아주 잘 맞음
짧게 끝나는 이야기를 원함 안 맞음
지금 시작하려고 함 초반 몇 편만 보고 판단해도 됨

세 번째 줄이 실용적인 조언입니다.

원피스가 맞는지 보려면 초반 한두 편만 보면 됩니다. 동료를 모으는 방식이 초반에 이미 나오거든요.

그게 좋으면 계속 가면 되고, 안 맞으면 뒤에도 크게 안 달라집니다. 같은 문법이 반복되는 작품이니까요.

이건 단점이면서 장점이기도 합니다. 예측 가능한 즐거움이 있는 종류거든요.

함정

다 봐야 평가할 수 있다는 말에 눌릴 필요 없습니다. 이 작품의 문법은 초반에 다 나와요. 맞는지 아닌지는 몇 편이면 알 수 있습니다.

원피스, 정리하면

다시 그 안 변하는 주인공으로 돌아갑니다.

하나, 축이 고정돼야 세계를 넓힐 수 있습니다. 주인공이 계속 변하면 방향도 같이 흔들리거든요.

둘, 동료를 이겨서 데려오지 않습니다. 각자 목표가 있고 방향이 같아서 같이 가요.

셋, 그래서 줄기가 여러 개가 되고 이야기가 길어집니다. 성공의 결과이면서 동시에 장벽이고요.

분량은 분명한 약점입니다. 다만 맞는지 아닌지는 초반 몇 편이면 알 수 있어요.

기억할 문장은 하나입니다. 이 만화가 오래 가는 건 주인공이 자라서가 아니라, 자라지 않아서입니다. 안 움직이는 축이 하나 있어야 나머지를 무한히 늘릴 수 있으니까요.

자주 묻는 질문

Q지금 시작해도 될까요?

됩니다. 다만 다 따라잡겠다는 목표는 부담이 커요. 초반 한두 편만 보고 맞는지 판단하는 편을 권합니다. 문법이 초반에 다 나오거든요.

Q애니와 원작 중 뭐가 나은가요?

전개 속도는 원작이 훨씬 빠릅니다. 애니는 한 회에 진행되는 양이 적어요. 시간을 아끼려면 원작 쪽이 낫습니다.

Q실사판을 먼저 봐도 되나요?

입구로는 괜찮습니다. 2023년 실사판이 초반부를 다루니까요. 다만 거기까지가 전체의 아주 앞부분이라는 점은 알고 시작하는 게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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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이 글의 해석은 글쓴이의 의견이에요. 작품 이해에 필요한 범위에서 설정과 구조를 언급했습니다. 연재와 공개 시기 등 사실 관계는 공개된 자료를 참고했으며, 특정 창작자를 평가할 의도는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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